왜 하필 조각이 일곱 개일까요
일곱 개의 이름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그것을 외우려 들었습니다. 종이에 적어 모니터 옆에 붙여 두기까지 했습니다. 사흘 만에 CLAUDE.md와 설정 파일이 머릿속에서 뒤섞였고, 훅과 스킬 중 어느 쪽이 알아서 작동하는 것인지 헷갈렸습니다. 순서가 틀렸습니다. 이 일곱은 누가 그럴듯하게 골라 둔 목록이 아닙니다. 다섯은 「AI가 타고난 다섯 가지 약점」 페이지에서 본 약점들이 불러낸 것이고, 나머지 둘은 일을 넓히고 묶으려고 생겼습니다. 어느 약점이 어느 조각을 데려왔는지 알고 나니 이름은 저절로 외워졌습니다.
다섯 약점이 다섯 조각을 데려왔습니다
먼저 표에서 약점과 조각의 짝부터 보십시오. 왼쪽은 AI라는 천재 신입의 다섯 가지 약점이고, 가운데는 그 약점을 메우려고 생겨난 조각입니다.
| 이 약점이 | 이 조각을 데려왔습니다 | 메우는 방식 |
|---|---|---|
| 새 창을 열면 어제가 백지가 됩니다 | 이 조각을 데려왔습니다CLAUDE.md + 훅 | 메우는 방식우리 회사가 어떤 곳인지는 매뉴얼에 적어 두고, 어제 어디까지 했는지는 훅이 인수인계서에 적고 읽게 합니다. |
| 한 번에 담는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 이 조각을 데려왔습니다서브에이전트 | 메우는 방식일을 떼어 맡기고 간추린 결과만 돌려받아, 메인 에이전트(내가 직접 이야기하는 클로드)의 기억 그릇을 비워 둡니다. |
| 자기가 한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 이 조각을 데려왔습니다서브에이전트 | 메우는 방식만드는 직원과 검사하는 직원을 따로 둡니다. |
| 모른다고 말하지 못하고 지어냅니다 | 이 조각을 데려왔습니다MCP | 메우는 방식흐릿한 기억 대신 바깥의 진짜 자료를 직접 펼쳐 보고 답하게 합니다. |
| 무엇이 중요하고 위험한지 가리지 못합니다 | 이 조각을 데려왔습니다설정 파일과 권한 | 메우는 방식손대면 안 되는 곳은 잠그고, 위험한 일은 허락을 받고 하게 합니다. |
표를 보시면 약점과 조각이 하나씩 짝을 이루지 않습니다. 첫 줄에는 조각이 둘 있고, 서브에이전트는 두 줄에 나옵니다. 설정 파일과 권한은 한 조각으로 셉니다. 어긋나 보이는 데는 이유가 둘 있습니다.
첫 줄은 약점 하나를 두 조각이 나눠 맡습니다. 회사가 어떤 곳인지는 어제도 오늘도 같지만, 어제 한 일은 날마다 달라집니다. 성질이 다른 두 가지라 도구도 둘로 갈립니다. 매뉴얼은 늘 같은 것을 알려 주고, 훅은 날마다 달라지는 것을 잇습니다. 이 둘을 한 파일에 몰아넣으려다 저는 한동안 헛수고를 했습니다. 어제 한 일을 매뉴얼에 계속 덧붙였더니, 며칠 만에 그 문서가 일지가 되어 정작 규칙이 묻혔습니다.
둘째와 셋째 줄은 반대입니다. 한 도구가 두 약점을 겹쳐 맡습니다. 일을 떼어 맡기는 것과 검사하는 직원을 따로 두는 것은 쓰임이 다른데, 쓰는 도구는 서브에이전트 하나입니다. 그래서 조각은 늘지 않고 쓰임만 둘로 늡니다. 나눠 맡기는 판단은 「한 명이 아니라 여럿에게 나눠 맡깁니다」 페이지에서 다룹니다. 검사하는 직원을 따로 두는 이야기는 「만든 사람과 검사하는 사람을 나눕니다」 페이지에 있습니다.
남은 둘은 살림에서 나왔습니다
남은 두 조각은 AI의 약점과 상관이 없습니다. 회사를 얼마간 굴려 보면 저절로 아쉬워지는 것들입니다.
하나는 스킬입니다. 잘된 방법이 그때 한 번 쓰이고 잊히는 것이 아까워서 생깁니다. 자막을 다는 순서, 보고서를 꾸미는 순서처럼 되풀이되는 일을 한 번 적어 두면, 다음부터는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고 그 수준에서 출발합니다. 저는 같은 일을 세 번째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날 첫 스킬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플러그인입니다. 서브에이전트·MCP·훅·스킬을 담아 나르는 상자에 가깝습니다. 잘 맞는 조합을 통째로 설치하고, 남이 맞춰 둔 것을 들여오거나 내가 맞춘 것을 남에게 건넬 때 씁니다. 혼자 쓰는 동안에는 없어도 지장이 없습니다. 두 번째 컴퓨터에 같은 구성을 다시 갖추는 날 아쉬워집니다.
일곱을 세 묶음으로 봅니다
일곱을 낱개로 외우면 다시 섞입니다. 저는 세 묶음으로 나눠 두고 나서야 자리가 잡혔습니다.
- 알아서 돌아가는 둘 —
CLAUDE.md와 설정 파일입니다. 사람이 부르지 않아도 늘 작동합니다. 다만 작동하는 방식이 다릅니다.CLAUDE.md는 대화창을 열 때마다 글로 읽히는 매뉴얼이고, 설정 파일은 읽히는 대신 권한으로 지켜지는 울타리입니다. 매뉴얼은 어기려면 어길 수 있지만, 울타리는 넘을 수 없습니다. - 필요할 때 갖추는 넷 — 서브에이전트·MCP·훅·스킬입니다. 필요한 곳에 하나씩 갖추고, 필요 없으면 안 갖춰도 됩니다. 처음부터 넷을 다 둘 이유는 없습니다.
- 담아 나르는 하나 — 플러그인입니다. 앞의 넷을 묶어 한 번에 설치하고 남과 나눕니다. 층이 하나 위에 있는 셈이라, 앞의 여섯을 겪어 본 뒤에 손대는 편이 낫습니다.
여기서 더 늘어나지 않습니다
일곱 조각의 지도를 처음 받았을 때 제 걱정은 이게 다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곱을 겨우 익혀 놨는데 반년 뒤에 여덟 번째가 나오면 또 처음부터 배워야 하나 싶었습니다. 회사를 굴려 온 지금까지 새로 배운 조각은 없습니다. 늘어난 것은 같은 일곱을 엮는 방식뿐이었습니다.
조각을 만드는 일도 제가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저는 매뉴얼도 설정 파일도 직접 쓰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왜 만들지만 정해 놓고 클로드에게 시켰고, 파일을 만든 것은 클로드입니다. 이 페이지에서 조각마다 “왜 있는가”만 다룬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만드는 일은 넘길 수 있어도, 무엇을 왜 만들지는 사람이 쥐고 있어야 시킬 수 있습니다.
이름 대신 불편에서 거꾸로 찾습니다
실제로 회사를 세울 때 저는 일곱을 순서대로 갖추지 않았습니다. 그날 답답한 곳에서 출발해 필요한 조각을 거꾸로 찾았습니다. 지금 겪고 계신 불편이 아래 어딘가에 있으면, 그 줄이 오늘 손댈 조각입니다.
- 같은 설명을 두 번째로 적고 있다 →
CLAUDE.md - 긴 조사를 시켰더니 조금 전에 정한 것을 잊는다 → 서브에이전트
- 그럴듯한데 확인해 보면 틀린 숫자가 섞인다 → MCP
- 빠뜨리면 안 되는 절차를 내가 매번 챙기고 있다 → 훅
- 지난번에 잘된 방식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 스킬
- 지우면 큰일 나는 곳에 손이 닿을까 조마조마하다 → 설정 파일과 권한
일곱을 다 갖춰야 회사가 굴러가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매뉴얼 한 장에서 시작했고, 다음 조각은 그다음에 아쉬워진 곳에서 골랐습니다. 조각마다 어느 페이지를 보면 되는지는 책 7장 안내 페이지의 표에 한눈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각 조각의 화면과 명령은 거기서 이어지는 기능 사전 페이지에 있습니다.
조각을 알고 나면 누구에게 무엇까지 맡길 것인가 하는 물음이 따라옵니다. 이 일곱을 한 회사로 묶는 경영은 AI 회사를 굴리는 네 기둥에서 다룹니다. 다음 페이지는 그 물음의 첫 번째 주제인 나눠 맡기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