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아니라 여럿에게 나눠 맡깁니다
저는 첫 AI 회사에서 직원을 50명 넘게 두었습니다. 그때 제 회사의 사업부는 둘뿐이었습니다. 사람 회사의 조직도를 그대로 옮겨 놓고, 그럴듯한 직책이 떠오를 때마다 직원을 한 명씩 선발한 결과였습니다. 조직이 빵빵하니 일도 잘 굴러갈 것 같았는데,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간단한 일 하나가 여러 직원을 줄줄이 거치느라 느려졌고, 저마다 무슨 일을 하는지 또렷이 적혀 있지 않아 클로드가 누구에게 맡길지 헤맸습니다.
그 실패에서 배운 것을 이 페이지에 적었습니다. 직원 카드(이름·역할·도구·모델·지침 다섯 칸을 적은 문서 파일)를 만들고 부르는 방법은 서브에이전트 페이지에서 설명합니다. 여기서는 그보다 앞선 물음, 곧 왜 나누고 언제 나누는지를 다룹니다.
나눠 맡기는 이유 세 가지
첫째, 각자 자기 그릇에서 일합니다. 클로드가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습니다. 이것을 기억 그릇이라고 부릅니다. 자료 수십 건을 뒤지는 조사를 메인 에이전트(내가 직접 이야기하는 클로드)에게 시키면 그 자료가 그릇을 가득 채웁니다. 깊이 파고드는 조사 한 번으로 그릇이 통째로 차 버리는 일을 저는 여러 번 겪었습니다. 그릇이 차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AI는 왜 어제 일을 잊을까요」 페이지에서 설명합니다. 조사를 맡은 직원은 자기 몫의 그릇에서 자료를 읽고, 메인 에이전트에게는 간추린 결과만 돌려줍니다. 나누는 순간 그릇이 한 개에서 여러 개가 되는 셈입니다.
둘째, 하는 일이 정해지면 결과가 일정합니다. 한 명에게 조사도 시키고 글도 쓰게 하고 검사까지 맡기면, 그날의 대화 분위기에 따라 결과가 들쭉날쭉합니다. 하는 일이 한 문장으로 정해진 직원은 매번 같은 잣대로 일합니다. 제 첫 회사가 헤맨 이유도 여기 있었습니다. 직원은 50명인데 그 한 문장이 흐릿해서, 일이 엉뚱한 곳으로 갔습니다.
셋째, 만드는 직원과 검사하는 직원을 따로 둘 수 있습니다. 나누지 않으면 검사를 맡길 직원 자체가 없습니다. 그 직원이 왜 필요한지는 다음 페이지에서 다룹니다.
언제 나누고, 언제 나누지 않을까요
제가 쓰는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되풀이되는 일인지, 그리고 사람 같은 판단이 필요한 일인지입니다. 이 둘을 겹쳐 보면 나눌 일과 나누지 않을 일이 갈립니다.
- 한 번 하고 마는 일 — 나누지 않습니다. 오늘 견적서 한 장을 손보는 일에 직원을 따로 두면, 선발하는 품이 일보다 더 듭니다. 메인 에이전트에게 바로 시키는 편이 빠르고 쌉니다.
- 되풀이되지만 순서가 정해진 일 — 직원 대신 스킬에 담습니다. 저는 한때 그림을 만드는 직원과 영상을 만드는 직원을 따로 두었다가, 둘 다 내보냈습니다. 정해진 방식대로 찍어 내는 일이라 판단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습니다. 지금은 그 일을 스킬이 합니다.
- 되풀이되면서 판단이 갈리는 일 — 이런 일을 나눕니다. 같은 자료를 놓고도 보는 눈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일입니다. 자료 조사, 사실 검증, 원고 판정이 그렇습니다.
- 두 기준과 별개로, 손댈 수 있는 범위를 좁혀야 하는 일 — 나눕니다. 읽기만 하고 고치지는 못하게 권한을 묶어 둔 직원은, 어떤 실수를 해도 파일을 망가뜨리지 못합니다.
제 회사 일을 놓고 보면, 열에 일고여덟은 한 번 하고 마는 일이거나 순서가 정해진 일이었습니다. 나눌 일은 나머지 두셋입니다. 그러니 처음에는 하나부터 나누십시오. 저라면 자료 조사를 맡는 직원 한 명으로 시작합니다. 따라 하기 3편에서 교정 담당 한 명을 만든 것도 같은 시작입니다. 무엇이든 한 명, 한 문장이면 됩니다. 그 한 명이 자기 그릇에서 자료를 읽고 간추려 오는 것만 봐도, 나눈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손에 잡힙니다.
사람 회사의 조직도를 베끼지 않습니다
사람 회사에서 조직을 나누는 기준은 직책입니다. 팀장이 있고 그 위에 본부장이 있습니다. 제가 첫 회사에서 그린 조직도가 꼭 그랬습니다. 그런데 AI 직원에게는 직책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카드에 팀장이라고 적어 둔다고 팀장처럼 판단하지 않습니다. 실력을 좌우하는 것은 그 직원이 맡은 일과, 그 일에 맞춰 쥐여 준 자료입니다.
그래서 저는 나누는 기준을 직책에서 일로 옮겼습니다. 이름도 자료를 찾는 직원, 사실을 검증하는 직원, 원고를 판정하는 직원처럼 무슨 일을 하는지 바로 알 수 있게 붙입니다. 이렇게 붙여 두면 클로드가 일을 배정할 때 헷갈리지 않고, 저도 명단을 훑으며 우리 회사에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 한눈에 봅니다.
많이 나눌수록 좋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제 회사는 사업부가 다섯인데 AI 직원은 33명입니다. 사업부가 둘이던 첫 회사보다 사업이 커졌는데 직원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나누는 데는 대가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 사용량이 늡니다. 직원을 부르면 메인 에이전트에게 그냥 시키는 것보다 사용량이 더 많이 나옵니다. 한 달에 얼마가 나가는지 보는 법은 비용과 사용량 보기 페이지에 있습니다.
- 느려집니다. 일 하나가 거치는 직원이 늘수록 끝나는 시각이 뒤로 밀립니다. 제 첫 회사가 정확히 이 상태였습니다.
- 줄이기가 더 어렵습니다. 선발은 말 한마디면 되는데, 이미 둔 직원을 정리하는 일은 좀처럼 손이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원을 하나 더 선발하기 전에 저는 한 번 묻습니다. 이 일이 정말 판단이 필요한 일인가, 아니면 순서를 적어 두면 끝나는 일인가. 뒤쪽이면 선발하지 않습니다.
나눌수록 말이 흩어집니다
나누면 좋은 점만 생기지는 않습니다. 직원은 저마다 자기 그릇에서 백지로 출발하므로, 제가 메인 에이전트에게 길게 설명한 사정을 그 직원은 모릅니다. 사람 회사라면 옆자리에서 어깨너머로 넘어갈 것들이, 여기서는 아무에게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럿에게 나눠 맡기는 회사일수록 지켜야 할 것을 글로 남겨 둡니다. 말로 일러 준 것은 그 대화가 끝나면 함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규칙을 한 줄 남겨 두면 그 뒤에 오는 직원은 제가 다시 설명하지 않아도 그 줄을 읽고 일을 시작합니다. 한 줄로 회사 전체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되는 과정은 네 기둥 페이지의 인재경영 부분을 보십시오. 규칙을 어디에 어떻게 적는지는 CLAUDE.md와 메모리 페이지에 있습니다.
나눈 다음
나눠 맡긴 일은 다시 이어야 회사가 됩니다. 잇는 방법은 규모에 따라 다릅니다. 직원 하나를 불러 쓰는 방법은 서브에이전트 페이지에 있습니다. 창을 여러 개 열어 동시에 일하는 방법은 「여러 세션 동시에」 페이지를 보십시오. 정해진 순서대로 직원 수십 명에게 자동으로 일을 맡기는 방법은 워크플로 페이지에서 설명합니다. 회사를 이루는 도구 일곱 가지를 아직 안 보셨다면 일곱 조각 페이지부터 보십시오.
잇는 방법은 셋 중에 골라 쓰면 됩니다. 어려운 쪽은 언제나 그 앞의 판단입니다. 이 일을 직원에게 나눠 맡길 것인가, 메인 에이전트에게 바로 시킬 것인가. 저는 50명을 두어 보고 나서야 그 판단이 조직의 시작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